
장면 전환은 한 씬이 다음 씬으로 어떻게 넘어가는지 알려 주는 짧은 지시입니다. 시나리오에서는 F.I.(페이드 인), F.O.(페이드 아웃), O.L.(오버랩), 매치 컷, 스매시 컷 같은 장면 전환 기법을 씁니다. 다만 씬이 바뀌면 컷으로 넘어간다는 것이 기본이라, 요즘 대본은 전환이 이야기의 일부일 때만 따로 적습니다.
이 글은 자주 쓰는 장면 전환을 하나씩 설명하고 직접 쓴 예시로 보여 줍니다. 한국 대본의 표기와 할리우드 양식의 표기를 함께 정리했고, 나머지 쪽 규칙은 시나리오 형식 가이드에 있습니다.
장면 전환은 어떻게 표기하나요
한국 대본은 씬의 마지막 지문 아래에 전환을 따로 한 줄로 씁니다. ‘O.L.’, ‘F.O.’처럼 약어로 쓰거나 ‘(매치 컷)’처럼 괄호에 넣고, 오른쪽에 붙여 쓰는 작가도 많습니다. 할리우드 양식은 대문자로 쓰고 오른쪽 여백에 맞춰 정렬하며, 위아래에 빈 줄을 하나씩 두고 대부분 쌍점으로 끝납니다(CUT TO:). 예외는 두 가지입니다. 대본 맨 처음의 FADE IN:은 왼쪽에 붙고, 마지막의 FADE OUT.은 뒤에 이어지는 씬이 없으니 마침표로 끝납니다.
전환은 혼자 새 쪽을 열지 않습니다. 쪽 넘김이 그 자리에 걸리면 자기가 끝내는 씬 쪽 맨 아래에 남깁니다. 전환은 씬과 씬 사이에 놓이고, 씬 한가운데에는 오지 않습니다.
| 전환 | 한국 대본 표기 | 할리우드 표기 | 뜻 |
|---|---|---|---|
| 컷 | 보통 쓰지 않음 | CUT TO: | 바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감 |
| 오버랩 | O.L. | DISSOLVE TO: | 앞 화면이 사라지며 다음 화면이 겹쳐 나타남 |
| 페이드 인 | F.I. | FADE IN: | 검은 화면에서 서서히 밝아짐 |
| 페이드 아웃 | F.O. | FADE OUT. | 서서히 어두워짐 |
| 암전 | 암전 | FADE TO BLACK. | 화면이 검게 끊김 |
| 매치 컷 | (매치 컷) | MATCH CUT TO: | 모양·움직임·소리가 닮은 두 화면을 이음 |
| 스매시 컷 | (스매시 컷) | SMASH CUT TO: | 극단적으로 다른 장면으로 확 끊음 |
| 점프 컷 | (점프 컷) | JUMP CUT TO: | 같은 장면 안에서 시간을 건너뜀 |
매치 컷이란
매치 컷은 모양, 움직임, 소리, 구도가 닮은 두 화면을 이어 붙여, 눈은 이음매를 그대로 건너가는데 시간이나 장소는 훌쩍 뛰는 전환입니다. 돌아가는 동전이 도는 행성이 되고, 쾅 닫히는 차 문이 법정의 의사봉 소리가 됩니다. 설명 한 마디 없이 두 생각을 묶어 줍니다.
매치가 그 순간의 핵심이고, 적어 두지 않으면 읽는 사람이 놓칠 것 같을 때 씁니다. 매치가 종이 위에서 보이도록 두 화면을 모두 묘사하세요.
S#18. 병원 복도 (밤) 지쳐 보이는 다은(20대), 종이컵에 설탕을 넣고 젓는다. 숟가락이 돈다, 돈다. (매치 컷) S#19. 놀이공원 (낮, 1999년) 찻잔 놀이기구가 돈다, 돈다. 여덟 살 다은, 까르르 비명을 지른다.
영화사에서 가장 유명한 매치 컷은 한 번의 컷으로 수만 년을 건너뜁니다. 던진 뼈가 우주선이 되는 장면이 대표적이죠. 하지만 매치 컷이 꼭 그만큼 클 필요는 없습니다. 위의 숟가락처럼 작은 매치도 두 순간이 인물의 마음속에서 이어져 있다는 것을 관객에게 알려 줍니다.
스매시 컷이란
스매시 컷은 긴장이 가장 높은 순간이나 웃음을 노리는 대비의 순간에 전혀 다른 장면으로 확 끊어 넘어가는 전환입니다. 소음에서 정적으로, 평온에서 혼돈으로, 자신만만한 장담에서 곧바로 무너지는 장면으로 넘어가는 것이 전형입니다.
S#24. 부엌 (밤) 태식(50대), 냉장고 문을 쾅 닫는다. 태식 나 그 결혼식 안 가. 얘기 끝. (스매시 컷) S#25. 예식장 피로연 (밤) 빌린 정장 차림의 태식, 무대 위에서 트로트에 맞춰 춤을 춘다.
끊는 속도와 충격 자체가 효과일 때 씁니다. 뚝 끊기는 비명, 웃음이 터지는 마지막 한 수처럼요. 평범한 컷이라면 평범한 컷으로 충분하고, 아무것도 적지 않아도 됩니다.
그 밖의 장면 전환 기법
- 컷: 가장 기본적인 전환입니다. 새 씬 번호가 이미 컷을 뜻하므로 씬마다 적는 것은 군더더기입니다. 시간이 확 뛰는 것처럼 느껴져야 하는 컷에만 남깁니다.
- O.L.(오버랩): 앞 화면이 옅어지면서 다음 화면이 겹쳐 떠오릅니다. 시간이 흐르거나 장소가 부드럽게 바뀌는 느낌을 줍니다. 아껴 써야 의미가 남습니다.
- F.I.: 대부분의 대본이 여는 첫 줄입니다. 첫 씬 헤딩 앞에 씁니다.
- F.O.: 대본의 마지막 전환입니다. 중간에 한 시퀀스를 마침표처럼 닫을 때는 ‘암전’을 쓰기도 합니다.
- 점프 컷: 같은 장면 안에서 카메라는 거의 그대로 둔 채 시간만 건너뛰어 관객이 그 건너뜀을 느끼게 하는 컷입니다.
- 교차: 전환이 아니라 두 장소를 번갈아 보여 주라는 지시입니다. 전화 통화가 대표적입니다. 시나리오 뮤지엄의 Two Calls와 플래시백 시나리오 가이드를 보세요.
- 선행 사운드: 다음 씬의 소리나 대사가 컷보다 먼저 시작되는 것입니다. 오른쪽 정렬 전환으로 쓰지 않고, 넘어가는 대사 줄의 이름 옆이나 괄호에 표시합니다. 할리우드 양식에서는 PRE-LAP이라고 씁니다.
페이드: 대본을 열고 닫는 전환
페이드는 이야기 전체에 틀을 씌웁니다. F.I.는 첫 씬 헤딩 위에, F.O.는 마지막 지문 아래에 놓이고 그 아래 가운데에 ‘끝’을 쓰기도 합니다. 그 사이의 암전은 1막을 회상으로 끝낼 때나 영화가 보여 주지 않기로 한 죽음처럼 완전한 마침표로 느껴져야 하는 시퀀스를 닫습니다.
F.I. S#1. 사과 과수원 (새벽) 사과에 서리가 앉았다. 나무에 기대 놓은 사다리, 아무도 올라가 있지 않다. …… 사다리가 없다. 서리 위에 자국만 남아 있다. F.O.
이 두 줄은 대본의 앞뒤를 감싸며 ‘여기서 시작한다’와 ‘여기서 끝난다’ 외에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습니다. 그게 이 둘이 할 일의 전부입니다.
촬영 대본의 장면 전환
제작에 들어간 뒤 만드는 촬영 대본에는 투고용 원고보다 전환이 많아지기도 합니다. 감독과 편집자가 특정 씬을 어떻게 이을지 정했기 때문입니다. 투고용 원고를 쓰는 작가가 그 선택을 미리 짐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씬의 마지막 화면과 다음 씬의 첫 화면이 일을 하도록 쓰고, 편집실의 몫은 편집실에 맡기세요.
투고용 원고에 장면 전환을 써야 할까
읽는 사람이 놓칠 의미를 더해 줄 때만 씁니다. 씬 사이에는 컷이 있다고 누구나 전제하기 때문에, 씬마다 전환을 적으면 줄만 낭비하고 작가가 카메라를 연출하려 든다는 인상을 줍니다. 제작된 대본 대부분은 F.I.로 열고 F.O.로 닫으며, 그 사이에는 전환을 몇 번만 씁니다.
간단한 시험이 있습니다. 전환을 가리고 두 씬을 읽어 보세요. 이음매가 그대로 살아 있으면 지웁니다. 매치, 충격, 몇 년의 세월처럼 무언가 사라진다면 남깁니다. 효과를 화면 자체에 담는 편이 나을 때도 많습니다. 강한 마지막 화면과 대비되는 첫 지문은 전환 표기 없이도 스매시 컷의 일을 해냅니다.
S#33. 교실 (낮) 종이 울린다. 의자 서른 개가 한꺼번에 끌린다. S#34. 빈 운동장 (밤) 그네 하나만 아직 흔들린다.
전환은 한 줄도 없지만, 소음에서 정적으로 넘어가는 컷을 놓칠 수 없습니다.
장면 전환에서 자주 하는 실수
- 씬 번호마다 앞에 ‘컷’이나 CUT TO:를 쓰는 것.
- 할리우드 양식에서 전환을 왼쪽에 붙이거나 씬 한가운데에 넣는 것.
- 두 화면이 눈에 띄게 닮지 않았는데 매치 컷이라고 쓰는 것.
- 시간이 뛸 때마다 O.L.을 써서 결국 아무 의미도 없게 만드는 것.
- 줌인, 휩 팬 같은 카메라 지시를 전환 자리에 쓰는 것. 굳이 쓴다면 샷 줄에 씁니다.
Scenaloom에서 장면 전환 쓰기
Scenaloom의 대본 편집기에는 ‘전환’ 요소가 있습니다. 빈 줄에서 Tab을 눌러 차례로 고르거나 Mod+6으로 바로 고르고, 전환 다음에 Enter를 누르면 새 장면 줄이 열립니다. 할리우드 형식에서는 대문자로 오른쪽 여백에 맞춰 정렬되고, 편집기가 전환이 쪽 맨 위에 오지 않도록 막아 줍니다. PDF 내보내기도 같은 조판을 씁니다. 대본 시작하기
자주 묻는 질문
매치 컷이란 무엇인가요?
모양, 움직임, 소리, 구도가 닮은 두 화면을 이어 붙여, 화면은 이어지는 것 같은데 시간이나 장소가 바뀌는 전환입니다. 대본에는 ‘(매치 컷)’이나 MATCH CUT TO:로 쓰고, 읽는 사람이 닮은 점을 볼 수 있게 두 화면을 모두 분명히 묘사합니다.
스매시 컷과 매치 컷은 어떻게 다른가요?
스매시 컷은 대비와 속도가 핵심으로, 충격이나 웃음을 위해 전혀 다른 장면으로 확 넘어갑니다. 매치 컷은 닮음이 핵심으로, 눈과 귀가 이음매를 건너가게 합니다. 하나는 관객을 놀라게 하고, 하나는 두 순간을 이어 줍니다.
대본에서 F.I., F.O., O.L.은 무슨 뜻인가요?
F.I.는 페이드 인으로 검은 화면이 서서히 밝아지는 것, F.O.는 페이드 아웃으로 서서히 어두워지는 것입니다. O.L.은 오버랩으로 앞 화면이 사라지면서 다음 화면이 겹쳐 나타나는 전환이며, 할리우드 양식의 DISSOLVE TO:에 해당합니다.
씬마다 ‘컷’을 써야 하나요?
아닙니다. 새 씬 번호가 이미 컷을 뜻하기 때문에 씬마다 적으면 의미 없는 줄만 늘어납니다. 시간이 확 뛰는 것처럼 읽는 사람이 느껴야 하는 컷에만 남기고, 나머지는 씬 헤딩에 맡기세요.
장면 전환은 오른쪽에 쓰나요, 왼쪽에 쓰나요?
할리우드 양식은 오른쪽 정렬이 표준이고, 대본 첫 줄의 FADE IN:만 왼쪽에 둡니다. 한국 대본은 정해진 규칙이 없어 지문 줄에 쓰거나 오른쪽에 붙여 쓰며, 한 대본 안에서 같은 방식으로 맞추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