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넨 책상 위에 놓인 시나리오 원고와 연필, 클립

시나리오란 영화를 만들기 위한 글로 된 설계도입니다. 정해진 양식에 따라 씬 번호와 장소·시간, 지문, 대사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관객이 보고 들을 것만 적습니다. 시나리오를 쓰는 일을 각본 작업이라고도 하며, 완성된 장편 시나리오는 대개 러닝타임 100~120분 분량입니다.

이 페이지에서는 시나리오의 뜻과 생김새, 대본, 극본, 각본, 희곡, 소설과의 차이, 투고용 원고와 촬영 대본의 차이, 분량과 읽는 사람을 차례로 정리합니다. 직접 써 볼 준비가 되었다면 시나리오 쓰는 법에서 단계별로 안내합니다.

시나리오 작가가 하는 일

시나리오 작가는 화면에 담길 이야기를 씁니다. 무슨 일이 어떤 순서로 일어나는지, 누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장면마다 카메라가 무엇을 보게 되는지 정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찍고, 비추고, 연기할지는 감독과 스태프, 배우의 몫입니다.

이 한계가 시나리오 쓰기의 성격을 정합니다. 생각은 얼굴에 드러나거나 대사로 나오지 않는 한 쓸 수 없고, 과거사는 화면 위의 무언가로 바뀌지 않는 한 한 문단도 쓸 수 없습니다. 시나리오 작가의 일은 관객이 스스로 알아차리게 만드는 순간들을 고르는 것입니다.

시나리오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모든 시나리오는 몇 가지 요소로 이루어집니다. 어디서 언제인지 알리는 씬 제목, 무엇이 보이는지 쓰는 지문, 인물 이름과 그에 붙는 대사, 가끔 들어가는 괄호 지시와 화면 전환. 한국식 시나리오는 씬마다 ‘S#’과 번호를 붙이고 이름 옆에 대사를 이어 쓰며, 할리우드 양식은 US Letter 용지에 Courier 12pt로 요소마다 정해진 들여쓰기를 지킵니다. 짧은 장면 하나를 보면 금방 감이 옵니다.

S#1. 방파제 (새벽)

안개. 작은 배가 돌벽에 부딪힌다.
말순(70대), 손에 익은 매듭을 푼다.

손자 해준(12), 숨을 몰아쉬며 계단을 뛰어 내려온다.

해준    깨워 준다며.
말순    기다려 준다 했지.

말순, 해준에게 밧줄을 건넨다.

열 줄 남짓한 글에 장소, 시간, 두 사람, 둘 사이의 역사, 그리고 결정 하나가 들어 있습니다. 양식은 바로 이런 압축을 위해 있습니다. 요소별 쓰는 법은 시나리오 양식 가이드에 모두 정리되어 있습니다.

시나리오와 대본의 차이

시나리오와 대본은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이지만, 가리키는 범위가 다릅니다. 대본은 연극, 방송, 영화, 라디오, 광고, 게임처럼 공연하거나 촬영하기 위해 쓴 글을 두루 가리키는 넓은 말이고, 시나리오는 주로 영화를 위한 대본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모든 시나리오는 대본이지만 모든 대본이 시나리오는 아닙니다. 현장에서는 배우와 스태프가 손에 든 인쇄본을 흔히 대본이라고 부르고, 대본 리딩이라는 말도 여기서 나왔습니다.

  • 시나리오: 영화, 주로 장편이나 단편 영화를 위해 씁니다.
  • 각본: 시나리오와 같은 뜻으로, 영화 크레디트에서는 ‘각본’이라고 적습니다. 원작을 시나리오로 옮기는 일은 ‘각색’이라고 합니다.
  • 극본: 드라마나 연극을 위해 쓴 대본입니다. 방송사 ‘극본 공모’처럼 드라마 쪽에서 많이 씁니다. 양식은 시나리오와 거의 같고, 회차마다 씬 번호를 새로 매깁니다. 드라마 대본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 희곡: 무대 공연을 위해 쓴 글입니다. 무대 지시가 괄호 안에 들어가는 등 양식이 다르고, 쓰인 그대로 공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 소설: 읽히기 위해 씁니다. 소설은 인물의 머릿속에 들어갈 수 있고 몇 년을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지만, 시나리오는 보여 주고 말하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투고용 원고와 촬영 대본

투고용 원고는 계약이나 고료 없이 팔기 위해, 또는 실력을 보여 주기 위해 쓴 시나리오입니다. 공모전 응모작이나 제작사에 보내는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여기에 해당하고, 영어권에서는 스펙 스크립트라고 부릅니다. 촬영 대본은 제작을 위해 준비한 판본으로, 일정을 짜고 촬영하는 데 필요한 변경이 들어갑니다.

실제로 원고에서 달라지는 점은 이렇습니다.

  • 씬 번호: 할리우드 양식의 스펙 스크립트에는 번호가 없지만, 한국 시나리오는 투고용 원고에도 처음부터 S# 번호를 붙이는 것이 보통입니다. 촬영 대본에서는 번호를 고정해, 추가된 씬은 12A가 되고 빠진 씬은 ‘삭제’로 표시합니다.
  • 카메라 지시: 투고용 원고에는 드뭅니다. 촬영 대본에는 숏과 인서트가 더해지기도 하고, 따로 콘티를 그리기도 합니다.
  • 수정 표시: 촬영 대본은 변경이 생길 때마다 수정 날짜와 표시가 붙은 수정 페이지가 따라붙고, 투고용 원고는 깔끔한 한 벌입니다.
  • 읽는 사람: 투고용 원고는 제작사, 투자사, 공모전 심사위원이 읽고, 촬영 대본은 배우와 모든 부서가 읽습니다.

시나리오 분량은 얼마나 되나

장편 영화 시나리오는 보통 러닝타임 100~120분을 기준으로 씁니다. 할리우드 양식에서는 1쪽이 화면에서 약 1분으로 읽히기 때문에 90~120쪽이 됩니다. 미국 드라마는 30분물이 25~35쪽, 1시간물이 45~65쪽 정도이고, 단편 영화는 한 쪽부터 서른 쪽 남짓까지 다양합니다. 한국식 양식은 글자 크기와 줄 간격에 따라 쪽수가 크게 달라지므로, 제출처의 기준이 있다면 그것을 따르세요.

쪽수는 대략적인 길잡이일 뿐 초시계가 아닙니다. 빠른 대사로 채운 한 쪽은 빽빽한 지문 한 쪽보다 빨리 지나갑니다. 그래도 양식이 엄격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글꼴이나 여백을 바꾸면 한 쪽이 더 이상 1분을 뜻하지 않게 됩니다.

시나리오는 누가 읽나

시나리오는 촬영되기 훨씬 전부터, 서로 다른 질문을 가진 많은 사람이 읽습니다.

  • 제작사의 기획 PD와 모니터 요원: 시나리오를 검토해 보고서를 쓰고, 윗선으로 올릴지 정합니다. 시나리오 모니터링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 제작자와 투자사: 제작비, 캐스팅 가능성, 시장을 따집니다.
  • 감독과 배우: 이 작품을 하고 싶은지 정합니다.
  • 제작이 확정되면 모든 부서: 연출부는 촬영 일정을 짜기 위해 씬을 쪼개고, 미술팀은 세트와 소품을, 의상팀은 의상을 찾아 읽습니다.

그래서 문체보다 명확함이 중요합니다. 읽는 사람마다 자기가 찾는 것을 빨리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짧은 시나리오 읽어 보기

시나리오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한 편을 직접 읽는 것입니다. 시나리오 뮤지엄에는 콜드 오픈, 교차 편집, 대사의 속뜻, 보이스오버 같은 기법을 하나씩 담은 1쪽짜리 오리지널 시나리오 여섯 편이 있고, 각각 내 프로젝트로 열어 뜯어볼 수 있습니다.

Scenaloom에서 써 보기

Scenaloom은 브라우저에서 쓰는 시나리오 프로그램으로, 입력하는 대로 양식을 맞춥니다. 아시아 형식을 고르면 씬마다 번호가 붙고 ‘이름:대사’ 한 줄 대사로 정리되며, 할리우드 형식을 고르면 US Letter에 Courier Prime 12pt, 요소별 들여쓰기, 쪽 넘김의 (MORE)와 (CONT'D)가 자동으로 맞춰집니다. 투고용 원고로 쓰다가 촬영 대본이 되면 ‘장면 번호 고정’으로 번호를 묶고 수정 표시를 더할 수 있고, PDF나 Final Draft(.fdx)로 내보낼 수 있습니다. 무료 플랜으로 시나리오를 시작해 보세요. 카드 등록은 필요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시나리오란 무엇인가요?

시나리오는 영화를 찍기 위해 장면, 지문, 대사로 이야기를 적은 설계도입니다. 관객이 보고 들을 것만 현재형으로 쓰고, 정해진 양식을 따르기 때문에 감독과 배우, 스태프가 같은 그림을 보며 작업할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와 대본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대본은 연극, 방송, 영화 등 공연과 촬영을 위한 글을 두루 가리키는 넓은 말이고, 시나리오는 주로 영화 대본을 가리킵니다. 드라마 대본은 극본이라고도 부릅니다. 쓰는 요소는 거의 같습니다.

각본과 시나리오는 같은 말인가요?

네, 거의 같은 뜻입니다. 영화 크레디트에서는 시나리오를 쓴 사람을 ‘각본’으로 표기하고, 소설이나 웹툰 같은 원작을 시나리오로 옮기는 일은 ‘각색’이라고 합니다.

촬영 대본은 무엇인가요?

제작에 들어가면서 준비하는 시나리오 판본입니다. 씬 번호를 고정하고, 촬영과 일정에 필요한 변경과 수정 표시가 더해지며, 배우와 모든 부서가 이 판본을 기준으로 일합니다.

시나리오 한 편을 쓰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사람과 작품에 따라 다르지만, 기획과 구성에 몇 주, 초고에 한두 달, 수정에 그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작이 결정된 뒤에도 촬영 전까지 여러 번 고쳐 쓰는 것이 보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