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크보드에 세 줄로 꽂힌 인덱스카드, 일부는 빨간 실로 연결되어 있다

프라이타크 피라미드는 극을 도입, 상승, 절정, 하강, 파국의 다섯 부분으로 나누고 절정을 이야기 한가운데 꼭대기에 두는 5단 구성 모델입니다. 독일의 소설가이자 극작가 구스타프 프라이타크가 1863년 『드라마의 기법』(Die Technik des Dramas)에서 고대 그리스 비극과 셰익스피어 비극을 분석하며 정리했습니다.

지금까지 가르쳐지는 이유는 모양 덕분입니다. 오르막, 꼭짓점, 내리막. 결정적인 대결을 끝 무렵에 두는 3막 구조와 달리, 프라이타크 피라미드는 전환점을 한가운데에 두고 후반 절반을 그 결과에 씁니다.

우리가 배운 5단 구성과 무엇이 다른가

국어 시간에 소설과 희곡의 구성 단계로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을 배운 분이 많을 것입니다. 흔히 이 5단 구성을 프라이타크 피라미드와 같은 것으로 소개하지만, 꼭짓점의 위치가 다릅니다. 학교식 5단 구성에서 절정은 네 번째 단계로 끝 무렵에 오고, 위기가 그 앞에서 긴장을 끌어올립니다. 프라이타크의 절정은 세 번째, 정확히 한가운데에 있고, 그 뒤로 하강과 파국이 한 막씩 이어집니다.

프라이타크 피라미드학교식 5단 구성하는 일
도입발단인물과 배경, 상황을 소개합니다
상승전개갈등이 일어나고 얽힙니다
절정 (한가운데)위기피라미드에서는 운명이 꺾이는 꼭짓점, 5단 구성에서는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는 직전 단계
하강절정 (끝 무렵)피라미드에서는 결과가 조여 오는 내리막, 5단 구성에서는 갈등이 터지는 정점
파국결말이야기가 끝나고 운명이 정해집니다

그래서 학교식 5단 구성은 모양으로 보면 오히려 3막 구조나 뒤에서 볼 피히테 곡선에 가깝습니다. 비극처럼 정점 이후의 몰락을 길게 보여 주는 이야기를 설계할 때는 프라이타크의 피라미드 모양을, 끝까지 긴장을 밀어 올리는 이야기에는 학교식 5단 구성을 떠올리면 됩니다.

프라이타크 피라미드의 다섯 부분

다섯 부분은 각각 5막극의 한 막에 대응합니다. 프라이타크가 부분과 부분 사이에 둔 세 번의 짧은 ‘계기’까지 순서대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도입(설명부): 갈등이 자리 잡기 전의 세계, 인물, 상황을 보여 줍니다.
  2. 흥분시키는 계기: 갈등을 시작하는 사건입니다. 지금의 시나리오 용어로는 사건의 발단입니다.
  3. 상승: 주인공이 목표를 좇고 맞서는 힘이 모이면서 갈등이 얽히고 쌓입니다.
  4. 절정: 극의 한가운데 있는 꼭짓점으로, 주인공의 운명이 결정적으로 꺾이는 순간입니다. 비극에서는 보통 주인공이 가장 큰 힘을 쥐었거나 가장 위험한 선택을 하는 때입니다.
  5. 비극적 계기: 절정 직후에 일어나 몰락을 움직이기 시작하는 사건입니다.
  6. 하강(반전): 절정의 결과가 조여 오고, 맞서는 힘이 우세해집니다.
  7. 최후 긴장의 계기: 빠져나갈 길이 보이는 듯한 마지막 순간으로, 끝을 한 번 늦춥니다.
  8. 파국(또는 결말): 끝입니다. 비극에서는 주인공의 죽음이나 파멸이고, 지금은 흔히 대단원(디누망)이라고 부릅니다.

프라이타크 피라미드 예시: 로미오와 줄리엣

저작권이 만료된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거의 막 단위로 피라미드에 들어맞습니다. 우리 말로 대응시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도입(1막): 베로나의 두 가문은 원수 사이이고, 로미오는 곧 잊을 사랑 때문에 시름에 잠겨 있습니다. 그가 캐풀렛가의 연회에 몰래 들어가 줄리엣을 만나는 순간이 흥분시키는 계기입니다.
  • 상승(2막): 발코니 장면, 결혼하기로 한 결심, 비밀 결혼식. 모든 일이 두 사람 뜻대로 흘러가고, 한 걸음마다 걸린 것이 커집니다.
  • 절정(3막): 티볼트가 머큐시오를 죽이고, 로미오가 복수로 티볼트를 죽입니다. 한 장면 만에 그는 갓 결혼한 신랑에서 추방자가 됩니다. 이것이 꺾이는 지점이고, 비극적 계기가 바로 뒤따릅니다.
  • 하강(4막): 줄리엣은 다른 남자와 결혼하라는 압박을 받고, 수도사가 건넨 잠드는 약이 탈출구가 됩니다. 이것이 최후 긴장의 계기입니다.
  • 파국(5막): 줄리엣이 죽었다고 믿은 로미오는 그녀의 무덤에서 독을 마시고, 깨어난 줄리엣은 그를 발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꼭짓점 이후에 얼마나 많은 일이 벌어지는지 보세요. 절정은 가장 격렬하거나 마지막인 장면이 아니라, 그 뒤로 결말이 피할 수 없게 되는 장면입니다.

영화의 5막 구조

영화에서 5막 구조는 정해진 규칙이라기보다 전환점이 한가운데 놓인 이야기를 읽는 방식입니다. 장편 시나리오를 다섯 막으로 나눠 쓰는 일은 드물지만, 흥하고 망하는 이야기에서는 피라미드 모양이 뚜렷합니다. 주인공이 중반에 정상에 올랐다가 남은 시간 동안 무너지는 범죄 일대기, 인물이 실수를 저지른 뒤 그 대가를 끝까지 치르는 비극적 드라마가 그렇습니다. 권력의 정점에 선 인물이 몰락해 가는 한국 범죄 영화를 떠올려 보면 모양이 잡힐 것입니다.

시나리오 작가들은 3막 초고를 고칠 때도 5막의 눈을 씁니다. 3막 구조의 긴 2막을 중간점에서 쪼개면 설정, 커지는 얽힘, 가운데의 전환, 쌓여 가는 결과, 해결이라는 다섯 움직임이 생깁니다. 2막이 늘어진다면 중간점을 꼭짓점으로 보고 그 뒤의 절반을 결과로 다시 짜 보세요.

TV 드라마의 5막 구조

미국 TV에서는 5막 구조가 문자 그대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방송사 1시간물 드라마는 오랫동안 티저와 다섯 막으로 쓰였고, 막이 끝날 때마다 광고가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막마다 폭로, 반전, 클리프행어 같은 자기 훅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면 TV 1시간물은 프라이타크와 비슷한 리듬을 갖게 됩니다. 설정의 막, 고조의 두 막, 한가운데의 전환, 회차의 사건을 해결하면서도 시즌의 질문은 열어 두는 마지막 막. 한국 드라마는 광고 막이 아니라 회차 엔딩을 중심으로 짜지만, 한 회 안에서 중반에 판을 뒤집고 후반을 그 결과로 몰아가는 구성은 똑같이 쓰입니다. 드라마 대본 가이드에서 더 다룹니다.

피히테 곡선: 대조해 보기

피히테 곡선은 설명을 거의 하지 않고 시작해, 점점 커지는 위기를 연달아 밀어붙이다가 끝 무렵 클라이맥스에 이르고 짧은 하강으로 마무리하는 플롯 모양입니다. 매끈한 오르막과 가운데 꼭짓점 대신, 위기마다 조금씩 더 높이 올라가는 톱니 모양 선처럼 보입니다. 배경 이야기는 위기와 위기 사이에 조금씩 흘러나옵니다.

프라이타크 피라미드가 천천히 쌓았다가 오래 내려간다면, 피히테 곡선은 앞부터 문제를 몰아 넣고 꼭짓점을 맨 뒤에 둡니다. 나란히 놓고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시작: 프라이타크는 설명으로 시작하고, 피히테 곡선은 위기 한가운데서 시작해 배경을 가면서 드러냅니다.
  • 절정의 위치: 프라이타크는 한가운데, 피히테 곡선은 끝 가까이입니다.
  • 절정 이후: 프라이타크는 하강에 한 막을 통째로 쓰고, 피히테 곡선은 몇 쪽 만에 정리합니다.
  • 어울리는 이야기: 프라이타크는 비극과 흥망 이야기, 피히테 곡선은 스릴러, 생존물, 추격극, 단편 소설과 숏드라마에 어울립니다.

피히테 곡선 예시

정전이 된 지방 병원의 야간 간호사를 다룬 단편 영화를 떠올려 보세요. 영화는 이미 불이 꺼진 상태로 시작합니다(첫 번째 위기). 비상 발전기가 돌지 않습니다(두 번째 위기). 인공호흡기를 단 환자의 배터리가 몇 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세 번째 위기). 발전기를 다룰 줄 아는 유일한 사람은 그녀가 오늘 밤 쫓아낸 술 취한 보호자입니다(네 번째 위기). 클라이맥스는 마지막 몇 분, 그에게 도와 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이고, 불이 다시 들어온 뒤의 짧은 장면 하나가 영화를 닫습니다. 처음 몇 분 동안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았지만 관객은 필요한 것을 모두 알게 됩니다.

프라이타크 피라미드를 집필에 쓰는 법

  1. 꼭짓점을 찾습니다. 주인공의 운명을 완전히 바꾸는 장면이 무엇인지 물어보세요. 그 장면이 한가운데에 어울리면 피라미드이고, 끝 가까이에 어울리면 3막 구조나 피히테 곡선이 더 맞습니다.
  2. 꼭짓점까지 쌓아 올립니다. 얽힘 하나하나가 절정의 대가를 더 비싸게 만들어야 합니다.
  3. 내리막을 설계합니다. 비극의 성패는 하강에서 갈립니다. 불운이 아니라 절정에서 비롯된 원인을 각 단계에 주세요.
  4. 마지막 희망을 둡니다. 프라이타크의 ‘최후 긴장의 계기’가 있어야 마지막 막이 뻔한 결말을 향한 느린 걸음이 되지 않습니다.

기승전결과 비선형 구조를 포함한 다른 모델은 이야기 구조 가이드와 기승전결 가이드에서 볼 수 있습니다.

Scenaloom에서 써 보기

Scenaloom의 비트 보드는 ‘구조로 시작하기’에서 3막 구조, 15비트 시트, 영웅의 여정 중 하나로 시작할 수 있고, 각 비트는 목표 분량(기본 110쪽)에서 보통 차지하는 비율의 자리에 놓입니다. 5막 계획을 세우려면 3막 구조로 시작한 뒤 가운데 절정과 하강 비트를 직접 추가하고 개요에서 다듬으면 됩니다. 스토리 맵은 목표 분량을 보여 주고 넘친 쪽을 표시하며, 장면 보드에서는 장면을 다섯 덩어리로 다시 묶을 수 있습니다. 개요와 비트 문서를 참고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프라이타크 피라미드의 다섯 부분은 무엇인가요?

도입, 상승, 절정, 하강, 파국(또는 결말)입니다. 프라이타크는 그 사이에 흥분시키는 계기, 비극적 계기, 최후 긴장의 계기라는 세 번의 짧은 순간도 두었습니다. 다섯 부분은 각각 5막극의 한 막에 대응합니다.

프라이타크 피라미드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은 같은 건가요?

비슷하지만 같지 않습니다. 학교식 5단 구성은 절정이 네 번째 단계로 끝 무렵에 오고, 프라이타크 피라미드는 절정이 세 번째 단계로 정확히 한가운데에 옵니다. 피라미드는 절정 이후의 하강에 한 막을 통째로 씁니다.

프라이타크 피라미드와 3막 구조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프라이타크 피라미드는 결정적인 전환을 한가운데에 두고 후반을 그 결과에 쓰지만, 3막 구조는 클라이맥스를 끝 가까이에 둡니다. 3막 구조의 중간점이 피라미드의 꼭짓점과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3막 구조에서는 그 뒤에도 긴장이 계속 오릅니다.

피히테 곡선이란 무엇인가요?

설명을 거의 하지 않고 위기로 시작해, 점점 커지는 위기를 이어 가다가 끝 무렵 클라이맥스에 이르는 플롯 모양입니다. 하강은 짧고, 배경 이야기는 위기 사이에 조금씩 드러납니다. 스릴러와 생존물, 단편에 잘 맞습니다.

TV 드라마도 5막 구조를 쓰나요?

미국 방송사 1시간물은 오랫동안 티저와 다섯 막으로 쓰였고, 막이 끝날 때마다 광고가 들어갔습니다. 한국 드라마는 회차 엔딩을 중심으로 짜지만, 한 회 안에서 중반에 판을 뒤집고 후반을 결과로 몰아가는 구성은 널리 쓰입니다.

대단원은 하강과 같은 말인가요?

아닙니다. 하강은 절정 이후 결과가 조여 오는 구간이고, 대단원은 그 끝에서 얽힌 것이 풀리고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마지막 부분입니다. 비극에서는 이 마지막 부분을 파국이라고 부릅니다.